"깻잎 씻은 물이 폐수? 규제 풀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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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농업의 2차·3차 산업화를 돕는다면서 깻잎·상추 같은 신선야채 공급을 규제한다. 공장이 녹지지역에 위치할 수밖에 없는데도 세척 과정에서 배출되는 물을 폐수로 분류해 하루 물 50톤 이상을 사용할 수 없다.” “택배를 분류하는 터미널은 주로 도심 외곽에 있는데 육체노동이 심해 젊은이들도 기피한다. 구인난이 심각한데 냉장·냉동 창고처럼 외국인 근로자라도 투입할 수 있게 해달라.”

기업인들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규제개혁간담회에서 “사업 확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풀어 달라”며 애로 사항을 쏟아냈다. 이날 간담회는 규제개혁 사령탑 격인 국무조정실과 15만 상공인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대한상공회의소가 마련했다. 먼저 신선야채 공급업체들은 “최근 야채 수요가 증가해 공장 증설이 시급하다”며 “야채 세척수는 지하수·이온수 등을 사용해 인체에 해가 없는 만큼 폐수로 일률규제하는 타당하지 않다”고 요청했다. 이어 간담회에선 물류단지에서 조경을 조성하도록 한 규제를 없애고 각종 보험계약시 모바일 서명을 인정하며 편의점의 심야영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게 해달라는 등의 건의가 나왔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오늘 수집된 현장 건의에 대해선 열린 마음으로 규제개혁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규제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데 걸림돌이 된다면 적극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규제개혁은 돈 안 드는 경기부양책”이라며 “최근 한국은행 금리인하 등으로 경기회복 기운이 움트는 상황에서 국무조정실이 보다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기업 신사업 물꼬를 터달라”고 밝혔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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