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히치콕·샤넬·디즈니 … 천재 48명 곁엔 조력자 있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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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더 후(THE WHO)
조슈아 울프 솅크·
데이비드 로스 등 지음
김현수 옮김, 중앙북스
320쪽, 1만4000원

인기리에 상영 중인 ‘이미테이션 게임’은 컴퓨터의 아버지 앨런 튜링(1912~1954)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 앨런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암호해독팀에 소속돼 연합군 승리를 이끌었고 인공지능을 고안해 컴퓨터의 탄생에 기여했다. 그가 이 같은 업적을 남긴 데는 한 친구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지저분한 외모와 어눌한 말투로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였던 앨런은 한 친구를 만나 수학·과학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다. 친구가 결핵으로 사망한 뒤에는 친구의 정신을 보존하기 위해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게 된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뛰어난 천재와 위대한 예술가 곁에는 이들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 누군가가 있었다. 이 책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위인들의 삶을 바꿔놓은 특별한 만남을 조명한다. 영화계 최초의 스타 감독 앨프레드 히치콕, 20세기 가장 유명한 예술가로 손꼽히는 앤디 워홀, 20세기 여성 패션의 혁신을 선도한 코코 샤넬, 애니메이션이라는 문화 장르를 개척한 월트 디즈니 등 48명의 이야기를 다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위인과 조력자 간에 얽힌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전세계 삽화가 48명이 참여해 인물별 이야기를 그림으로 재해석한 점도 재미있다.

 이 책은 나아가 인간관계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가까이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위인들의 일화가 이야기하듯 가장 큰 변화는 가장 사소한 인연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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