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부흥의 상징 장기신용은행 시대 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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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일본 경제부흥의 상징이었던 장기신용은행이 사라진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4일 일본의 마지막 장기신용은행인 아오조라은행이 내년 4월 일반 시중은행으로 전환한다고 보도했다. 아오조라은행은 내년 4월부터 개인을 대상으로 한 은행업무에 나서기로 하고 내년 초 금융감독청에 시중은행 전환 승인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로써 기업에 장기 시설자금을 제공해 2차 세계 대전 이후 일본 경제의 복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던 장기신용은행의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일본의 장기신용은행은 무담보 사채를 발행해 장기 자금을 조달할 특권을 가지고, 기업에 자금을 대출해왔다. 하지만, 1999년부터 시중은행도 회사채 발행이 허용되면서 이 같은 장점은 사라졌다. 이에 따라 2002년 한국의 산업은행에 해당하는 일본의 고교(興業)은행은 다이이치칸교(第一勸業)은행.후지(富士)은행과 합병해 미즈호은행그룹을 만들었고, 일본장기신용은행은 지난해 시중은행인 신세이(新生)은행으로 전환했다. 1990년대 80조엔에 달했던 일본 장기신용시장도 현재는 30조엔 이하로 줄어든 상태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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