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중국투자' 첫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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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크게 줄고 있다. 무역협회가 중국 상무부의 최신 교역 통계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중국의 FDI는 484억 달러(실투자액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537억 달러)에 비해 10% 감소했다. 올 연말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중국은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처음으로 FDI가 순감소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난해 중국에 가장 많이 투자한 우리나라도 올해는 투자액을 지난해 대비 33%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10월까지 우리나라는 39억3000만 달러를 투자해 일본(54억3000만 달러)에 뒤졌다. 반면 경제가 회복세에 있는 일본은 올 들어 투자를 15%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투자액은 2003년(44억 달러) 미국.대만을 젖힌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일본을 따돌리고 1위에 올라섰다. 미국.대만의 투자액도 줄었다.

주요 국가들이 이처럼 투자액을 줄이는 것은 중국 정부의 경기과열 억제책이 작용한 결과다. 외자기업에 대한 세수 우대정책 폐지 등 중국 내 사업환경 악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KOTRA 해외투자종합지원센터 강영진 차장은 "외자유치에 열을 올리던 중국 정부가 속도조절을 하는 데다 최근엔 인건비도 많이 올라 투자 이점이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의 대중국 투자 패턴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투자(2004년 기준)는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2차산업(제조업)에 집중됐다. 전체의 89%가 제조업 투자였고 3차 산업에 대한 투자는 7.8%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은 3차산업 투자 비중이 17%였고, 미국은 29%에 달했다. KOTRA 상하이 무역관 박한진 차장은 "내년에 시작되는 11차 5개년 계획에 따라 중국 내수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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