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TV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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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TV드라머가 소설과 다른 것 중의 가장 큰 특징은 사실성에 있다. 이 사실성의 한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이냐는 것은 드라머의 이해와 재미를 결정짓는 요인이 된다
원작소설을 대형드라머화한 유사프로그램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S제1TV『TV문학관』과 MBC-TV『MBC베스트셀러극장』의 지난주 드라머는 이 사실성의 한계에 대해 생각케 해주는 것이었다
7일밤『TV문학관』으로 방영된「눈길」과 8일밤 『MBC베스트셀러극장』으로 방영된「완장」은 전자가 현대인들에게 잊혀져 가는 고향과 어머니, 후자는 관존민비에 대한 비뚤어진 사고를 주제로 삼고있다
한편 극의 진행에 있어서는「눈길」은 종래『TV문학관』이 그랬듯이 차분하게 극을 이끌어간 반면「완장」은『베스트셀러극장』의 특징대로 빠른 템포의 전개를 꾀해 대조적이었다.
「눈길」의 전체적 흐름은 다분히 설명적이었는데 이것은 설명이 범할 수 있는 오류, 즉 너무 긴 사실성의 추구로 지리한감 마저 없지 않았다.
좋은집에서의 마지막밤을 막내아들과 함께 지내고 떠나는 아들을 배웅하고 눈길을 돌아오던 어머니의 설명은 너무 길어 고조되던 극의 분위기를 오히려 감하게 하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 비해「완장」은 암시적인 처리로 건너뛰었는데 극의 바른 이해를 돕는데는 설명이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다.
도입부에서 리어카행상인 주인공이 단속반에 쫓겨다니고 감방신세까지 졌었던 사실이 서너커트로 묘사된 채 끝나는데 이것은 후에 주인공이 왜 그처럼「완장」에 광신적이 되다시피 했는가에 대한 원인설명으로는 크게 미흡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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