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동반 모임 땐 즐겁게 어울리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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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연말 연시 나들이·방문 에티켓>
연말연시가 되면 아무래도 망년회다 새해인사다 하여 부부동반 모임이나 나들이의 기회가 많아진다. 특히 최근에는 주부들도 동창모임·사회붕사 단체활동등에 참가하는 경우가 많아 부부동반 기회가 크게 늘고 있다. 부부모임에서의 에티켓, 웃어른께 새해인사를 갈때 알아 두어야할 것등을 묶었다.
평소 집안팎만 맴돌며 지내던 보통 가정주부들 중에는 여러 커플의 부부들이 함께 어울리는 자리의 분위기에 익숙지 않아 겉도는 경우가 있다.
우선 이런 모임에 참가할 때 주부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옷차림. 지나치게 차려입어 도, 너무 초라해도 겉돈다. 평소 입던 옷 중 부드럽고 화사한 빛깔의 실크 원피스, 아니면 여유있는 디자인의 블라우스와 스커트 위에 코트를 걸치는 차림이면 족하다. 요란한 한복은 피한다.
단순한 디자인의 원피스나 블라우스에는 빛깔 맞는 부드러운 긴 스카프로 큼직하게 보를 매거나 반짝이는 여러겹의 금줄이나 진주목걸이등을 걸면 한결 분위기가 살아난다고 패션 디자이너 오은환씨는 조언한다. 아무리 고급품일지라도 뒤축이 없는 슬리퍼(사포)를 외출차림에 신는 것은 난센스. 백은 작고 화려한 것이 좋다.
일반 주택에 초대되거나 바깥장소에서의 경우 어느 때고 함께 저녁을 들고 이어 노래와 이야기등의 여흥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자리에서 낯설어하는 아이처럼 너무 남편 곁만 찾거나 자신이 노래할 차례가 되어도 막무가내로 버티는 것은 자칫 분위기를 깨기 쉽다.
즐겁게 화재에 어울리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열심히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우스운 화제일 때는 함께 웃어야하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다.
다정한 부부라 할지라도 여럿이 어울린 자리에서 단 둘만이 소근거리고, 마주 웃으며 몸을 만지는등의 행동을 하는 것도 눈에 거슬린다. 『특히 젊은부부중 이런 경우가 많다』고 작가 윤남경씨는 얘기한다.
정물처럼 말없이 앉아있는 것도 곤란하지만, 좌충우돌 온갖 화재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성도 신경에 거슬린다. 평소 술이 좀 과한 듯한 남편이 실수를 않도록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고 주의를 환기시키는 아내들이 있다. 이 역시 지나치니까 거슬리더라고 가정주부 이혜정씨 (38·서울신반포아파트) 는 말한다.
새해가 되어 가까운 친척·스승, 사회에서의 선배들을 찾아 새해인사를 갈 때에는 미리 전화로 그쪽 사정을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노인이시니까 댁에 계시겠지…』하고 갔다가 허탕을 치거나 그댁에서 손님을 초대하여 접대중이라면 객이나 주인이 함께 당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방문시간은 그쪽에서 특별히 점심이나 저녁을 함께 하자는 얘기가 없을 때는 하오 1∼4시가 적당하다.
예부터 우리나라에는 세찬이라고 하여 연말에 미리 마련한 북어·김·어포·육포·곶감쌈등 마른 음식을 목판에 담아 평소 신세진 웃어른이나 가까운 이웃에 돌리곤 했다.
요즈음에도 새해인사를 갈때는 선물을 준비하는데 부담스럽지 않은 식품류가 좋다. 포도주나 양주·한과 종류가 적당하다. 윤서석교수 (중앙대 가정학)는 율란·조란·곶감쌈·호도튀김등을 직접 만들어 들고 가면 돈이 들지 않고도 정성이 깃든 선물이 될 것이라고 한다. 짐에서 담근 유자차·모과차등도 훌륭하다.
속란은 날 밤을 깎아 설탕에 졸이다 꿀을 섞은후 위에 잣가루를 뿌린다. 조란은 마른 대추의 씨를 뽑고 그 자리에 삶은 밤을 으깨 계핏가루와 섞은 것으로 채운후 설탕에 졸여 잣가루를 뿌린다. 곶감쌈은 씨를 빼고 호도를 넣어 만든다.
선물은 웃어른께 직접 드리고, 방문한 댁에서 어린이가 세배를 하는 경우에 대비, 간단한 학용품을 포장하여 준비하면 좋다. 액수가 큰돈을 세뱃돈으로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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