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 5천년전 유럽지역 특별전시 보험금 합의 못봐 돌연 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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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년반전에 완전 합의를 보아 착실히 준비해왔고 이미 널리 홍보된 한국미술5천년전의 유럽지역특별전시계획이 보험금에 합의를 못봐 돌연 취소되자 여기에 관련된 관계국 당국자들과 관계기관에서는 이를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5천년전은 한-영, 한-독, 한-불 수교1백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추진돼 내년2윌초부터 영국의 런던, 서독의 함부르크·쾰룬, 프랑스의 파리에서 차례로 열리도록 짜여졌었다.
특히 첫번째로 2월1일부터 5월13일까지 전시될 예정이었던 영국의 경우는 대영박물관측에서 그동안 8만파운드(약9천만원)를 들여 약1백80평되는 특별전시실의 공사와 캐털로그 및 대형사진준비를 거의 끝낸 상태에서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2백65점의 한국문화재가 전시될 특별전시실은 한국예술에 맞추기 위해 바닥 카피트를 걷어내고 나무마루로 바꾸고 진열장마다 한국의 석탑모형을 본떠 지붕을 해 달았다.
입구도 한국의 사찰정문을 본떠서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문화재외 안전을 위해 진열장마다 그리고 마루의 곳곳에 경보장치를 해 달았다.
캐털로그는 32페이지의 컬러페이지를 포함, 2백50페이지에 걸쳐 전시될 문화재별로 설명을 달고 그밖에 한국역사·문화·예술에 대한 개관을 담고있다.
5천년전 특별전시계획을 책임 맡아 준비를 지휘해 오던 대영박물관측의「로드릭·휘트필드」박사는『이렇게 정성을 들여 준비를 거의 다 마친 상태에서 계획이 취소된 것은 기가 찬 일』이라면서『만약 사실이라면 참으로 유감스럽고 슬픈 일』이라고 눈물을 떨어뜨리며 말했다.
「휘트필드」박사는 자신이 동양미술전공인데다가 한국예술에 대해선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다고 소개하고 계획대로 전시가 이루어지면 약1백만명이 한국미술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5천년전에 맞춰 더 타임즈에서는 8면에 걸쳐 한국예술특집을 낼 계획을 하고있고 데일리 텔리그라프도 특집준비를 추진중이였다.
5천년전이 취소된 이유는 보험금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린채 조정을 못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측에서 영국측에 대해 3천3백만달러의 보험을 걸 것을 요구하자 대영박물관측은 그중 60%만 안을 테니 나머지 40%의 보험은 한국에서 맡으라는 절충안을 내놓았는데 타협을 보지 못했다.
영국의 한국교포들은 21일 회의를 갖고 5천년전을 지금에 와서 취소하는 것은 충격적이 라는 표정을 지으며 취소결정을 재고해 달라는 청원서를 한국정부당국에 내기로 했다.
한편 국립박물관은 22일상오 그간의 협의경위를 밝히고 보험금문제는 전적으로 5천년전이 열리는 당사국의 문제라고 말하면서 안타까와했다.【런딘=이제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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