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디자인 이젠 바꿉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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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 참석자들이 제안한 새 교과서 사례 가운데 하나.

"학생들이 교과서를 펼칠 때 마치 컬러TV를 보다가 흑백TV를 보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오늘, 교과서 디자인'이라는 심포지엄에서 편집디자인 전문가들은 현재 사용되는 교과서의 디자인을 집중 성토했다. 이 심포지엄은 한국시각정보 디자인협회가 틀에 박힌 초.중.고교 교과서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개최했다.

수십년 전에나 쓰였을 것 같은 서체, 단조롭고 밋밋한 삽화, 정형화된 책 크기와 디자인 등 교과서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낡은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

이날 심포지엄에는 텍스트 디자이너와 교육인적자원부.대한교과서 관계자, 현직 고교 교사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심포지엄을 기획한 서울여대 한재준(시각디자인) 교수는 "한국의 편집.출판 디자인 기술은 선진국 수준인데 유독 교과서만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교과서로 공부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후진적인 디자인의 교과서는 학생의 학습능률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의 인터넷 게임 등에 익숙한 학생들이 지금의 교과서를 접할 때 따분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과서 디자인의 수준을 높일 경우 교과서 가격이 비싸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한재준 교수는 "디자인 전문가들이 원고 집필자와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편찬 과정에 참여한다면 같은 예산으로도 훨씬 훌륭한 교과서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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