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미첩보기 U-2기 혜성분진 수집전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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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소련의 군사시설등을 탐지하던 군사첩보기 U-2기가 지난74년부터 미항공우주국(NASA)에 의해 과학장비인 혜성분진수집기로 이용되고 있다.
혜성분진수집이 어떤 의미를 갖는것이기에 U-2기가 동원되는 것일까. 과학자들은 혜성이 우주생성의 신비를 푸는 열쇠를 쥔것으로 믿고있기 때문이다.
46억년전 가스와 먼지의 소용돌이가 응축돼 태양계가 생성될 당시 천왕성과 명왕성 근처의 얼음과 먼지등 냉각된 성간물질로 혜성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혜성의 분진을 모아 그본질을 밝혀내면 우주생성의 기본물질이 무엇이며 어떻게 그물질이 응집되어 천체를 만들었는가를 밝혀낼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이때문에 유럽·소련·일본등은 우주생성의 신비를 풀기위해 핼리혜성이 80년만에 태양계를 다시 찾아오는 86년에는 관측위성을 띄워 찬란한 혜성꼬리의 가스와 먼지로부터 기본물질을 면밀히 검사하고 얼음덩어리인 머리부분에 6백마일까지 접근, 촬영할것등을 계획하고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만으로는 혜성의 분진을 직접 분석할수 없어 그정체를 완전히 밝혀내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미국의 과학자들은 매년 지구의 성층권으로 자연낙하해 들어오는 1만t가량의 혜성분진중 일부를 직접 수집해 분석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50년대에 미하버드-스미소니언 천문물리학센터의「프레드·위플」박사가 혜성분진은 대기권에 진입할때 타 없어지지않는다는 사실을 예측하면서 이같은 연구노력은 더욱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지구로 떨어지는 혜성분진의 수는 평방야드당 하루 한개꼴에 지나지않아 그 작업은 무척 힘든 것이다.
따라서 혜성분진수집의 어려움을 극복할수 있는 방안으로 마련된 것이 바로U-2기. 54년 군사첩보용으로 생산된 U-2기는 1회급유로 8시간정도 비행할수있는데다 오염되지 않은 2만m의 고공을 비행할수 있어 혜성분진수집에 더없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NASA는 지난 74년부터 U-2기를 사용해 수집한 고공의 분진을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한 결과 혜성의 분진으로 보이는 약1천개정도의 입자를 수집했다.
NASA의 과학자들은 이 입자들로부터 태양계생성시의 물질을 확인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들은 U-2기의 도움으로 혜성의 정체와 우주생성의 신비를 차츰 벗겨가고있는데 핼리혜성이 찾아오는 86년에는 혜성의 직접관측과 분진의 대량채집으로 급진전을 이룰수있을것으로 기대되고있다. <디스커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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