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력 외교 30년간 2백 15회 | 「폭력 외교」…서울대 국제문연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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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소 초강대국은 대규모 전쟁 이외에 단순한 외교 목적을 위해 얼마나 무력을 사용하고 있는가.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외교학과의 하영선 교수는 27일 시작된 동대학부설 국제문제연구소 주최 『현대 외교개념의 제문제』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폭력 외교의 연구』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이 문제에 관한 흥미있는 통계를 제시했다.
미국은 46∼75년 사이 30년 간 외교적 목적을 위해 총 2백 15회의 군사력을 동원했다. 형태별로는 ▲전략 해군 및 주요 통상 군병력의 사용이 15회 ▲소규모의 통상 군병력의 사용이 72회 등이며 사용군사력의 수준이 내려갈수록 빈도수는 증가하고 있다.
무력 동원의 시기별로는 46∼48년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그 후 56년부터 빈도가 늘어 63∼64년에는 20회의 수준에 이른 다음 급격히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남미지역이 60회로 가장 높고 ▲유럽·중동·동남아는 40회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이 같은 군사력의 정치적 사용 횟수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72회에 걸쳐 소련의 군사력도 동시에 개입되고 있다.
소련은 44∼79년의 35년 간 친선 외교를 위해 사용한 32회를 포함해 1백 90회에 걸쳐 군사력을 정치적으로 사용해 왔다.
소련 군사력의 정치적 사용은 대체로 다음 4가지 유형이다. 첫째, 소련은 44∼48년에 걸쳐 대규모의 지상군 병력을 사용해 동유럽을 비롯한 자국의 주변에서 지배권의 확대(26회)를 추구했다.
둘째, 공산권 세계 질서의 유지를 위해 43회에 걸쳐 군사력의 정치적 사용을 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소련에 대한 공산권 국가의 부충성 9회 ▲공산 정권의 정통성에 대한 공산권 내의 국내적 도전 13회 ▲공산권 국가에 대한 외부의 정치적 압력 15회 ▲공산권 국가에 대한 군사적 공격 6회 등이다.
세째, 소련은 안전 보장에 위협이 된다고 간주되는 경우에 군사력을 45회나 사용했는데 주요 대상 지역은 유럽과 아시아이며 그중에도 서독(13회), 중공(7회)에 대한 것이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이고 있다.
네째, 소련은 제3세계에 있어서 소련의 영향력을 강화키 위해 41회에 걸쳐 군사력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는데 주로 67년의 중동전 이후에 그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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