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상황에 맞는 언론기능 처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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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권력과 언론』은 선진외국의 언론리론을 무비판적으로 소개하는 평면성에서 벗어나 한국적 상황에 맞는 언론의 기능을 처방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언론과 권력, 매스컴과 현대사회의 관계를 파악하고 언론의 기능을 처방할 때 보편성의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특수상황을 무시한 이상론이 되기 쉽고, 그렇다고 해서 특수성의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당위적 가치나 목표를 수정하거나 포기하는 결과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그런데 『권력과 언론』의 저자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모두 인정한다는 전제위에서 한국 언론의 기능을 처방한것이다.
제 1 장「국제화 시대의 언론」에서는 국제정보질서가 이루어져야 할 배경과 시대적 상황적 조건에 맞는 언론의 기능을 처방하고 있으며, 특히 구미·공산권, 그리고 제3세계언론의 특성을 한국적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다. 그리고 제2부에서는 매스컴과 현대사회의 관계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했고, 제3장은 황색저널리즘의 비판을 통해 저널리즘의 정도를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언론학을 전공하는 학도가 언론에 관한 저술을 하면 현실감각이 부족해 원칙론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 하는 경우가 많고, 실무에 종사하는 언론인의 경우 이론적체계가 서지 않아 학문적 평가를 받기 어려운 것이 보통인데 이상회교수의『권력과 언론』은 그런 단점이 적을뿐 아니라 전후의 논리가 명백하여 설득력이 있다.

<정자두간·3백60페이지·3천5백원>
최종수(한국언론연구원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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