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운영의 개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제64회 전국체육대회는 서울이 3연패한 가운데 11일 막을 내렸다.
국민스포츠의 한해를 마무리하는 전국체전이 비교적 질서있게 진행되고 그런대로 수확을 거두었다는것은 앞으로 열릴 86, 88년 국제적인 체육제전을 위해 다행한 일이다.
그럼에도 국민의 체육행사가 아직성숙되지 못했다고하는 아쉬움이 남는것도 또한 사실이다.
일부 경기장에서 여전히 폭력이 난무했고, 경기를 진행하는측의 무계획성이 노출된것은 시정해야 할것들이다.
그러나 보다 근원적으로는 전국체전 운영방식의 개선이 있어야한다는 체육인들의 자생론을 들어보아야 한다.
전국체전은 해마다 양적으로 팽창을 해왔지만, 질적으로는 나아진것이별로 없다고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온국민의 체육잔치라고해서 많은 사람이 직접 뛰어들어 힘과 기량을 겨루도록 한다는것이 전국체전일수는 없다.
경기장안의 선수와 경기장 밖의 관중이 같이 즐기는 마당이 되면 족한것이다.
그런 뜻에서 외형적인 참가선수단의 숫적 증가보다는 알찬 내용을 중시하는 체전이 되어야한다.
체육인들이, 전국체전의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는것들 가운데는 받아들일만한 대목이 많다.
예컨대 육상·수영·역도등 기록경기는 올림괵과 같이 기준기록을 설정하고 그 기록에 달하는 선수만 참가시키자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
수준 이하의 선수가 나와 경기진행을 번잡하게 할 필요는 없다는것이다.
육상·체조등의 경기운영은 국제 공식대회에 준해서 하자는 의견도 있다.
임원이나 선수가 경기장을 배회하는 일이 없도록하여 신속하고 정확한 경기를 갖자는 것이다.
이러한 체전운영의 개선은 시·도별 채점제를 고치는데서부터 손을 대야한다.
현행 제도는 각종목에 참가만 하면 기본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에 우선 선수를 내보내고 있다.
입상 가능성 유무는 뒤로 돌리고 선수단을 참여시키기만하면 된다는 매우 뒤떨어진 생각을 하게한다.
매달을 집계하면서, 거기에 점수제까지 별도로 계산해아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것일까.
메달수로 등위를 결정하는것도 좋을 것이다.
그러면 메달획득 가능종목에 치중하어 참가선수단의 규모가 줄어들것이라는 우려가 있을수도 있다.
바로 그점을 살리자는 것이다.
겉은 화려하고 속은 텅빈 전국체전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많은 인원만 동원하고 얻는것은 별로 없는 정력과 돈의 낭비만을 결과할 뿐이다.
한국스프츠 발전에 소중히 쓰여져야할 돈이 행사를 위한 행사에 쓰일수는 없는 것이다.
국민학교의 운동회도 아니고, 적어도 한국스포츠의 수준을 가늠하는 전국체전이라면 1만몇천명이 참가한 사상 최대규모의 대회라는등의 외형만 자랑할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의 스포츠가 아시아, 한발 더나아가서 세계수준으로 나가고 있다는 실적을 보여주는 대회가되어야한다.
전국체전의 질적 향상을 기하도록 체육회및 체육인들은 연구를 하기 바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