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면세점 놓고 롯데·신라·신세계 '12조원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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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인천공항면세점 새 사업자로 선정된 롯데·신라·신세계가 12조원이 넘는 입찰액 승부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대기업 입찰이 가능한 8개 구역 전체의 5년간 임대료로 총 6조4200억원을 써냈다. 역시 8개 구역에 입찰한 호텔신라(3조9000억원)보다 2조 5000억원 많다. 신세계는 6개 구역에만 지원한 신세계는 2조2000억원을 걸었다.

실제로 부담하게 되는 임대료는 이보다 적다. 루이비통을 비롯한 해외 명품 매장이 있는 5구역과 노른자위 1구역을 포함해 총 4개 구역을 가져간 롯데의 경우 5년 동안 3조6000억원 가량을 임대료로 내야 한다. 3구역을 낙찰받은 신라는 1조3200억원, 1구역을 맡게 된 신세계는 3800억원을 부담하게 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대기업 구역에서만 해마다 1조원 이상의 임대료를 받게 됐다. '고액 입찰'은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하한선을 현행보다 15% 높은 3.3㎡당 1억3444만원으로 정했을 때 예견됐다.

면세점 시장은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급증하면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면세점은 지난해 세계 공항면세점 중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인 인천공항점은 엄청난 홍보효과와 브랜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라도 다들 들어가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점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신라가 높은 임대료 때문에 지금도 적자를 보면서도 이번 입찰에 치열한 경쟁을 벌인 이유다. 하지만 입찰 경쟁으로 임대료 부담이 크게 늘면서 면세점 수익성이 지금보다 악화될 우려도 커졌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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