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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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재충 <경북 문경읍 상리442>
아이놈 앞세우고 일러 일러 가는 산길
다람쥐 제 세상으로 천년 바람 가르고
큰 바위 등 굽은 노송 옛빛 한결 새롭다.
아이놈 신이 나서 메아리랑 함께 놀고
어지러이 자란 푸새 가지런히 다듬으면
골짜기 서렸던 안개 솔빛 벗어 던진다.
이승과 저승 사이 가르마길 걸으며
이 풀잎지고 또 피면 발목저려 쉬어가리.
옹달샘 고인 하늘만 그 빛깔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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