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후기우승 청룡감독 김동엽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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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풍운의 사나이」 김동엽 MBC청룡감독(44)-. 프로야구 후기리그에서 청룡을 우승으로 이끈 그는 스파르타식 훈련의 표본적인 인물이다.
해태타이거즈의 창단감독으로 프로세계에 첫발을 디뎠으나 과격한 성격 등으로 코칭스태프와 마찰을 일으켜 3개월만에 물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6월7일 백인천감독에 이어 청룡의 지휘봉을 잡아 마침내 후기우승을 이루었다.
처음부터 우승후보로 지목되어온 청룡의 막강한 전력을 그의 특유한 혹독한 훈련과 묘한 심리작전으로 살린 셈이다. 어떤 점에선 청룡의 구성멤버로 보아 우승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때로는 심한 마찰과 부작용의 파문을 일으켰지만 우승으로 이끈 그의 집념은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우승의 사령탑에 대한 박수와 냉소의 반응이 너무나 뚜렷이 갈라져 있다. 팬들의 갈채와 성원이 없는 프로는 이미 프로가 아니다. 사랑과 미움의 틈바구니에 서있는 김감독은 괴롭기만 하다. 우승의 영예를 팬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이끄는 지혜와 노력이 그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다. 자만과 호된 강압훈련, 그리고 정도를 지나친 쇼맨십만으로 팬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10월12일부터 벌어지는 코리언 시리즈의 대해태전에서 어떤 모습, 어떤 작전, 어떤 성적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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