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마을로 꾸민 간이역 … 50일간 10만 명 다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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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분천역을 찾은 10만 번째 관광객이 7일 역무원·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역은 산골에 위치한 간이역이다. 무궁화호 열차가 하루 12차례 선다. 강원도와 인접한 곳이어서 경북에서도 오지로 꼽힌다. 겨울이면 인적이 끊기다시피 해 썰렁하기만 했다.

 하지만 요즘 이곳에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부터 50일간 분천역을 찾은 관광객은 10만 명에 달한다. 평소 분천역 이용자는 주민 10여 명이 전부였다. 2년 전 백두대간 탐방열차가 운행하면서 하루 800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12월 하순 이후 하루 평균 2000명으로 껑충 뛰었다.

 비결은 ‘산타 마을’이다. 분천역에 내리면 동화마을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역사 옆 통신탑엔 산타 할아버지가 줄을 타고 내려오는 모형이 서 있다. 통신탑을 굴뚝으로 꾸며 선물을 주러가는 산타를 묘사했다. 광장에는 산타 썰매가 설치된 포토존도 있다.

 산타 카페도 인기다. 산타 복장을 한 마을 부녀회원들이 따뜻한 차를 내놓는다. 루돌프 사슴 모자를 쓴 당나귀가 끄는 마차를 타고 마을을 둘러볼 수도 있다. 눈·얼음썰매장과 산타 우체국 등 체험 코너도 마련돼 있다. 특산물 매장에선 산나물 등 농산물도 판매한다. 산타 마을은 오는 15일까지 운영된다.

 산타 마을은 경북도와 봉화군·코레일이 함께 조성했다. 겨울철 이미지에 맞게 산타를 주제로 역을 장식하면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코레일은 산타 마을을 방문하는 관광열차를 하루 6~10회 운행했다. 이두환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주민 소득 증대와 관광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사례”라며 “올 여름엔 산타 페스티벌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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