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자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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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너무 자주 언급해서 식상했을것도 같은 얘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반복해 강조해도 모자라는 것중의 하나가 공직자의 비위에관한 개탄이라면 지나친 말일까. 정직한 정부, 깨끗한 공직풍토의 조성을 공직사회 정화의 기본목표이며 정의사회구현을 위한 선결과제로 내세우고 정부가 갖가지 시책을 추진하고 있어 날로 개선돼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알게 모르게 이런 공직부조리가 남아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국민이나 정부, 공직자들에게 모두 가슴아픈 일이 아닐수 없다.
교통사고를 내고 뺑소니친 전경을 붙잡아 신고한 택시운전사에게 교통경찰관이 『신고가 없었던 것으로 해달라』며 금품을 건네주었다는 보도는 여러 예중의 하나일 뿐이다.
우선 전경이 교통사고를 낸 사실까지만을 생각하면 그도 사고를 저지를수 있는 가능성은 일반인과 다를것이 없다고 생각할수 있다. 그러나 사고를 내고 이를 얼버무리기 위해 뺑소니를 친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않는 일이다. 왜냐하면 그 자신이 바로 이런 뺑소니운전사같은 경우를 단속해야할 입장에 있는 경찰이기 때문이다.
백보를 양보해서 그가 엉겁결에 우선 도망치고 보자는 심리에서 그랬다고 이해를 한다고 하자. 이를 끝까지 추적해서 경찰에 넘긴 운전사를 사건이 없었던 것처럼 꾸미기위해 현장증인이자 범법자의 추적자에게 금품을 건네주며 못본체 해줄것을 요구한 처사는 상식밖의 일이다.
경찰관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고 정의를 수호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그 직분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은 그들의 안위를 경찰관에게 맡기고 생활하며 방에도 파수꾼 없이 편안히 잠드는 것이다.
경찰이 안전의 수호자요 생활의 파수꾼이라는데 대한 기대는 공명정대하고 공평무사한 일의 처리를 전제로 한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공공안녕질서를 유지한다는 자신들의 직분에 대한 긍지를 새롭게 해야하겠다. 그리고 그 기능의 소중함에 대한 자부심도 회복돼야 하겠다. 경찰이 이러한 자각과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직업에 대한 긍지를 갖도록 하기위해서는 물론 그들 스스로의 노력이 절실한 것이다. 그러나 외적 요건으로서는 경찰에대한 자체교육의 강화, 처우의 개선도 고려돼야할것들이다.
경찰과 같은 직능은 그 당사자가 「일생의 직업」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인격과 명예를 걸수 있을만큼 그에 상응한 대우가 따라야 할 것이다.
경찰의 책무가 막중하기 때문에 그들이 사리와 분별을 정당하고 정확히 할수있도록 하기위해 무엇이 올바른 사리요 분별인지를 판단할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데 더욱 힘써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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