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WTO에 중국 제소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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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미국이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가능성을 시사하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에 2006년 1월23일까지 지적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해 취한 구체적인 조치를 통보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롭 포트먼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WTO 주재 중국대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같이 요구했다.

포트먼 대표는 "그동안 수년에 걸쳐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를 강조했지만 중국에서 불법 복제와 도용 행위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요구가 WTO의 규정에 따른 정당한 조치란 사실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한 관리는 "이번 조치는 WTO 제소 직전의 단계"라면서 "중국 측이 지적재산권 보호 노력을 게을리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에서 발생한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강력한 처벌 등의 적극적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WTO를 통한 해결보다는 양자 협의를 통한 문제 해결을 선호해왔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중국의 문제해결 노력이 미흡할 경우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를 WTO로 끌고 갈 수도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기업과 의회는 그동안 중국에서 미국의 영화.음악 등 각종 소프트 웨어의 불법 복제와 도용으로 연간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미국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다. 실제로 미국의 세관 당국은 지난해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중국산 수입품 2840만 달러어치를 압류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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