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스타트가 좋았다. 육상 트랙 경기에서 총성을 듣고 뛰어나가는 단거리 선수 같았다. 웨슬리 윌슨, 게이브 미나케 등 외국인 선수가 안쪽에서 차례로 점수를 뽑았고 임재현.조상현이 외곽에서 지원사격했다. 1쿼터에만 4개의 턴오버를 당한 KCC는 몸을 덜 풀고 경기에 나선 듯했다. 찰스 민렌드와 추승균은 번갈아 상대에게 볼을 빼앗겼다. 21-35, SK에 14점 뒤진 채 1쿼터가 끝났다.
한참 앞선 상대를 보고 기운이 빠질 무렵 KCC에 기운을 불어넣은 것은 손준영이었다. 손준영은 2쿼터 시작과 동시에 3점 슛을 림에 꽂아넣었고, 이어 상대의 볼을 가로채 공격의 물꼬를 텄다. 손준영은 2쿼터에만 3개의 3점슛을 시도해 모두 성공시키며 11득점을 기록했다. 2쿼터 손준영이 고군분투하며 SK와 맞서는 사이 팀의 주포 민렌드가 몸을 추슬렀다. 그리고 KCC는 무서운 기세로 SK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2쿼터까지 부진하던 민렌드는 3쿼터 15득점을 몰아넣으며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어 민렌드는 64-66으로 뒤진 3쿼터 7분쯤 기습적인 골밑 돌파로 득점과 함께 바스켓 카운트를 얻었다. 66-66 경기 시작 후 처음으로 승부의 추가 균형을 이뤘다. 민렌드는 추가 자유투를 침착히 넣으며 67-6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강인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