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결승행의 산파역 전규삼 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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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장의 저력은 무섭다.』
올시즌엔 약체로 알려진 송도고가 의외로 승승장구, 최고권위의 쌍룡기 고교농구대회에서 결승고지에 뛰어오르자 칠순을 눈앞에 둔 전규삼 코치(69)에 대한 칭송이 자자하다.
『결승에 오른 것 만으로 만족합니다. 용산고는 너무 강해요. 송도보다 7∼8골은 앞서는 실력이지요』 전씨는 솔직히 열세를 시인한다.
그러나 전씨는『근래에 일선 지도자들이 지나치게 기본기를 도외시하고 실전용으로만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 같아요. 예선에서 예상을 깨고 송도에 크게 패한 경복이 좋은 사례가 됩니다. 실전용 선수들은 대학에 진학하면 시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입니다』라고 개탄하면서 일선 지도자들의 반성을 촉구한다. 올해로 24년째 송도고를 이끌고 있는 국내최고령의 현역코치인 전규삼씨다. 항상 기본기에 충실한 농구를 지도모토로 내세운 전씨는 그동안 유희형 김동광 김형년 이충희등 기라성 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을 많이 배출했다. 이들은 모두 중학교에서 무명선수였으나 송도고에 진학, 전코치 밑에서 대기의 발판을 닦은 것이다.
고향이 개성인 전씨는 1·4후퇴때 부인과 두 아들을 남겨놓고 단신 월남, 현재 재혼한 부인과 함께 살고 있으나 자식이 없다. 모교인 송도고에서 상업선생으로 재직하다 지난60년부터 고교때의 취미를 살려 농구를 지도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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