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Start] 환해진 공부방 … "숙제가 신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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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사랑봉사단 회원들이 군포 위 스타트 마을의 어린이 공부방을 새롭게 단장하고 있다.

경기도 산본 위 스타트(We Start) 마을의 효민이(10.가명)가 24일 찾은 공부방은 몰라보게 화사해졌다. 칙칙하던 벽은 곰돌이 무늬의 띠 벽지로, 밋밋하던 창은 꽃무늬 차양으로 각각 예쁘게 꾸며졌다. 차갑던 회색 문은 화사한 베이지색으로 바뀌었다. 효민이는 "여기 우리 공부방 맞아요?"라며 앉은키에 딱 맞는 의자에 앉아 공책을 펼쳤다.

'눈높이 선생님'등 ㈜대교 눈높이사랑봉사단 안양지회 회원 12명이 토요일인 22일 하루 종일 위 스타트 마을 아이들을 위해 꾸민 것이다.

22일 공부방 꾸미기에 참여한 ㈜대교의 범지영 대리는 "생활환경이 풍족하지 못한 아이들이 매일 오는 공부방이기 때문에 밝고 화사하게 꾸며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파란 꿈 움트는 동산'이라는 산뜻한 게시판을 만들었고 밝은 색의 원목 서랍장, 신발장도 들여놨다.

민방위 훈련을 받고 급하게 달려온 차주일씨, 병원에 들렀다 온 이상연 국장 등 대교 직원들은 해가 진 뒤까지 공부방을 가꿨다. 문상 때문에 전날 밤을 꼬박 새운 이규태 과장도 활기차게 도배를 했다. 책상을 나르는 등 '힘 쓰는 일'을 맡은 김봉환 대리는 "새로 꾸민 공부방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할 모습을 생각하니 힘이 절로 난다"고 말했다.

산본1동 문화교회 2층의 10평 남짓한 공부방은 15명의 아이가 방과 후 눈높이 선생님에게 수학을 배우는 곳이다. 대교 안양본부 소속 눈높이 교사 5명이 2월부터 무료 봉사하고 있다.

아이들을 지도해온 이미경 선생님은 "아이들 수학 실력이 또래보다 두 학년 정도 낮다"고 설명했다. 6학년 민규(가명)는 봄까지 덧셈.뺄셈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6개월 동안 공부방에서 수학을 배운 지금은 학교 수업을 그런대로 따라가고 있다. 김명 선생님은 "아이들이 방과 후 여기서 말고는 달리 공부할 곳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이 1만500여 명에 이르는 눈높이 사랑봉사단은 매년 3억1000여만원의 기금을 적립해 소외 계층 어린이와 장애인, 혼자 사는 노인 등을 돕고 있다. 안양지회 회원은 526명으로 전체 직원의 96%가 회원으로 봉사.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안양지회는 무료 학습지도 외에도 군포 위 스타트 마을에 어린이 책 700여 권을 기증하는 등 각별한 후원을 계속해왔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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