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내년 3월 세빗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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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소니가 내년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세빗(CeBIT)'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2위의 가전업체가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 기술 전시회를 건너뛰겠다는 것이다.

AFP 통신은 24일 소니 독일지사의 만프레트 게르데스 지사장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게르데스 지사장은 전날 독일 디 벨트지와 회견에서 "세빗이 우리에게 적합한 전시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정보기술(IT) 상품은 3개월, 전자오락 상품은 6개월마다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1년 단위로 열리는 세빗이 전자.기술분야의 급속한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그러나 게르데스 지사장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를 바라면서 마케팅 비용을 절약하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이번 불참 선언이 최근 진행 중인 구조조정 계획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소니는 지난달 11개 공장 폐쇄.매각과 1만여명의 인력 감축 등을 담은 구고조정 계획을 발표했었다. 소니 독일 지사는 급여 예산을 삭감하고 600명을 감원하는 등 긴축 경영을 펴왔다.

한편 소니의 세빗 불참 선언은 필립스에 이어 나온 것이다. 앞서 필립스는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가전제품 박람회(IFA)에 주력하기 위해 세빗 불참의사를 밝혔다.

◆ CeBIT=독일 하노버에서 매년 3월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 기술 전시회. 미국의 컴덱스(COMDEX)와 더불어 세계 정보통신분야를 대표하는 전시회로 평가 받는다. 컴퓨터.소프트웨어 부문의 최신 기술 경연장인 컴덱스와 달리 세빗은 유무선 네트워크와 디지털.온라인 이동통신 분야에서 이미 소개된 기술과 제품을 놓고 구매상담이 이뤄진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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