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관호<금성사 특허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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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무더위속에서 하면 오히려 제맛이 나는게 검도입니다. 도력17년의 신관호씨(37·금성사특허부장)는 평범한 샐러리맨이지만 검도에서만은 남에게 지지않는 달인.
여름철중 가장 무더운 8월첫주 1주일동안은「창서운동」기간으로 일부러 비지땀을 흘리며 검도의 기력을 기른다.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해방이후 점차 쇠퇴되어 온탓으로 마땅한 도장이 없긴하지만 요즘은 성균관대학의「성무당」에서 대학생동료들과 어울려 대나무칼로 허공을 가로지르며 주말을 보낸다.
최근 검도의 주체성을 찾자는 의견이 사회일각에서 일어나고있다. 흔히들 검도는 일본의 고유한 무술로 잘못알고 있는데 사실은 우리의 고유무술인 「본극권법」에서 연유한 것이라고 신씨는 설명한다.
일본은 우리나라로 부터 전래된 검도를 그들이 모방, 그리고 재창조의 특질을 살려 조금 개발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일제때 우리고유의 칼을 모두 없애버렸기 때문에 일반의 인식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검도인구는 20만명정도. 절반이상이 50대이상이지만 최근 정신력단련이라는 교육적측면이 새삼 인정받아 여러 국민학교에서 검도붐을 일으키고 있다.
『검도의 정신이라면 명경지수, 즉 흔들리지않는 마음의 자세입니다. 신씨의 실력은 4단.대한검도회이사일도 맡아보고 있으며 인상에 남는 상대로는「마리으·크레마」 전 주한이탈리아대사. 그는 우리나라에서 배운 검도에 매료되어 귀국한 뒤에도 검도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토요일이면 회사에서 일찍 도망쳐 나오는게 미안하기만 하다는 신씨는 요즘 불볕더위를 검도로 이열치열의 경지를 넘어 즐기고 있는 것을 아는 사람만 안다고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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