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M&A 시도땐 마쓰시타 '독약'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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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의 전자회사인 마쓰시타(松下)전기가 일본 대기업 중 처음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비해 '독약 조항(포이즌 필)'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마쓰시타가 도입을 검토 중인 독약조항은 적대적 M&A 세력이 장외 거래 등을 통해 주식의 20% 이상을 사들일 경우, 이사회 의결만으로 우호주주에게 시가보다 싼값에 새로 발행한 신주를 구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방식이다. 마쓰시타는 6월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독약조항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 기업 중에서는 정밀기계 회사인 니레코와 식품업체 아지노모토 등도 조만간 이를 도입할 예정이며, 미국에서는 유망 기업의 약 60%가 독약조항을 도입하고 있다.

마쓰시타의 매출은 지난해 80조원에 가까워 삼성전자(57조6000억원)보다 많았지만 주식 시가총액은 4조엔(37조6천억원) 정도로 삼성전자(76조3천억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반면 현금.예금.유가증권 등 순금융자산은 1조엔(9조4천억원)에 달해 많은 편이다. 때문에 높은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마쓰시타 같은 회사는 적대적 M&A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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