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해병대의 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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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 대사관에서 모레저녁에 「맥아더」장군이 우리가 서울로 타고 갈 비행기를 보낼 것이라고 연락을 해왔다.
이번만은 예정대로 서울로 돌아가게 되겠지 하면서도 한편으론 은근히 걱정이 된다. 대통령은 밤새워 국민들에게 전할 연설문을 초안했다.
대통령은 연설문에서 이번 전란중에 공헌이 많았던 각계각층의 애국동포들과 순국한 젊은 영령들에 대해 성의를 표했다. 외국의 성의있는 원조를 받기 위해서는 우방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국민적 자격과 새 정신을 갖고 근검내핍의 새생활을 강조했다.
대통령은 또 하루이틀에 모든 건설과 복구작업이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집 없는 동포들이 다가오는 겨울을 잘 넘길 수 있도록 서로 돕자고 호소했다.
이밖에도 대통령은 △공직에 몸담고있는 관리들이 솔선수범하여 집 없는 동포들과 동거동락할 것과△식량문제는 정부가 최선을 다하여 기아를 면하도록 조치할 것이나 월동할 거처만큼은 동포 등이 협조할 것△부역자 처리에 있어서는 사사로운 원한으로 앙갚음을 하지 말며△자수하는 인민군 패잔병은 제네바협정에 의해 적정한 처우를 해줄 것 등을 밝혔다.
「맥아더」장군에게 수여할 훈장이 이제 겨우 준비되었다.
9월27일.
저녁늦게 신 국방장관이 우리 해병대가 중앙청에 먼저 진입해서 태극기를 게양하여 서울시민들이 환호성을 올렸다고 보고해왔다. 대통령은 그 공을 높이 치하하면서 한편으론 『만심은 가장 큰 적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진격은 지금부터라는 새로운 각오를 하라』고 신 국방에게 말했다.
대통령은 누구에게나 38선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며 우리나라국경은 압록강과 두만강이라는 것을 늘 강조해 왔다.
정일권 장군은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25일 38선이북까지 진격하여 공산당을 몰아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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