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범 차관 돌연 사표 … 광주 문화전당 관련 문책인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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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범(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취임 6개월 만에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29일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 의사를 22일 통보받은 것으로 안다. 이튿날 바로 짐 정리를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지난 23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 김태훈 대변인은 “사표 제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현재 1차관은 이번 주에 병가를 낸 상태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의 사퇴 배경을 놓고 일각에서는 광주 아시아문화전당과 관련이 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 법안소위에서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의 조직 운영안이 안건으로 다루어졌다. 김 차관은 법안소위에 출석해 정부 입장에 대해 답변했다.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은 올해 4월 임시 개관, 9월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의 조직 운영을 공무원 기반으로 가자고 요청했다. 지역구가 광주인 야당 국회의원이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공무원 위주로 가면 조직이 비대해질 수 있으니 ‘예술의전당’처럼 법인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맞섰다. 최종적으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야당 의견을 적잖이 수용한 절충안이 마련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1차관이 끝까지 원칙을 고수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시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도 강하게 어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8일에는 윤장현 광주시장이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회를 찾아 아시아문화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처리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만큼 야당에는 중요 현안이다.

 행시 24회 출신인 김 차관은 주캐나다 문화홍보원장, 해외문화홍보원장,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 홍보기획단 단장, 주애틀랜타 총영사 등을 역임했다. 문체부 내부에서는 “통상 1차관은 문체부의 조직과 예산 업무를 꿰고 있어야 하는데 홍보와 문화원 위주의 경력이어서인지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등 중요 사안에 대해 아쉽게 대처한 면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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