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하루 원유 생산량 5년 내 500만배럴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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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능력을 2010년까지 하루 500만 배럴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OPEC의 하루 생산능력은 현재 하루 3300만 배럴에서 2010년 3800만 배럴로 늘어나게 된다. 또 내년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OPEC 간에 장관급 회의와 에너지 연구기관 간 포럼 등 대화 채널이 정례화될 전망이다.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19일 경주에서 열린 제7차 APEC 에너지 장관회의에서 아드난 엘딘 OPEC 사무총장을 초청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APEC과 OPEC 간에 상설 대화 채널이 만들어질 경우 그동안 거대 석유 소비국이면서 유럽.미국에 비해 원유를 비싸게 들여왔던 한국.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협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엘딘 사무총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고유가의 원인은 러시아 등 비OPEC의 생산능력이 한계에 부닥친 데다, 소비국이 정제 시설 투자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며 "유가 안정을 위해 OPEC이 생산능력을 5년 안에 하루 500만 배럴 이상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8년까지는 국가별 증산 계획이 이미 확정돼 공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2009~2010년 계획도 마무리 단계"라고 강조했다.

국제 유가와 관련, 엘딘 사무총장은 "최근 유가는 지나치게 급등한 것이기 때문에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배럴당 4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APEC 에너지 장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천연가스 보급을 늘리기로 합의하고, 민간 합동으로 'APEC 가스포럼'을 창설키로 했다.

경주=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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