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인 신부, 盧대통령 '親美 행보' 비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송기인(宋基寅.사진) 신부가 15일 盧대통령의 '친미 행보'를 따끔히 비판했다.

宋신부는 이날 모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방미 중인 盧대통령 발언과 관련, "원칙을 그대로 밀고 나가야지, 국민이 바라는 걸 우선 해결해 주자는 인기영합식 외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두 가지 놓치는 것에 너무 매달리다 보면 결국은 항상 끌려가는 외교가 되는데, 이는 바른 방식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미 관계에 대해 그는 "6.25때 많은 미군이 희생됐지만 (미국은) 1945년 국방부 책상에 한반도 지도를 놓고 38선을 그어 분단의 원인 제공자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근본적으로 한국을 대했던 점들을 상기하며 멀리 보고 외교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宋신부는 또 盧대통령의 친미발언이 외교전략이라는 시각에 대해 "외교전략은 국민의 인기를 얻는 게 아니라 현재 상황을 풀어나가는 것"이라며 "좀 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宋신부는 이날 오후 전북 지역의 대학교수.기업인.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盧대통령은 '동서화합 국민통합'의 슬로건을 걸고 성공한 최초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지역감정 해소 정책과 동서화합의 전망'이란 주제의 이날 강연에서 그는 "盧대통령 당선의 가장 큰 힘은 지역감정에 넌더리난 사람들의 지지였다"며 "盧대통령은 동서화합을 위해 큰 정치를 할 것이며, 역대 대통령과 달리 지역감정으로부터 자유로운 만큼 (이 같은 정치가) 먹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盧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선 "대통령은 장관들이 몸을 던져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균형을 잡아주어야지 현안마다 직접 나서 풀어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