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시절 빼고는 거르지 않은 주말등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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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나라 산은 날씨와 계절에 따라 모습을 달리해 같은산이라도 늘새롭지요』
전법무부장관 황산덕씨(66)는 지난53년 살빼기 작전으로 서울근교의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서울대 법대교수로 있으면서 저술한 『법학통론』이 1년에 1만부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를 기록, 주머니사정이 넉넉했다. 게다가 전후의 참담한 현실은 술을 권하는 형편이어서 동료교수인 한태연전국회의원과 어울려 1년에 3백일이상 주천을 헤맸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몸이 몹시 비대해있고 배가나온 추한 모습임을 발견하고 대오각성, 자신이 이끌고있던 불교청년단체인「대각회」학생들과 함께 서울근교의 산행을 시작했다.
『처음엔 너무나 힘들어 앞으로 걸어나가기조차 어려웠으나 그때부터 매주 등산을 해왔읍니다』처음 1년간은 산과의 싸움이었던것이 서서히 탐닉으로 변해 한주라도 거를수없게된 등산은 74년 법무장관에 취임한후 한때 중단되었다.
문세광사건을 법무장관 취임3개월후 종결짓고나서 어느 일요일 도봉산으로 등산을 간사이 집으로 청와대로부터의 호출전화가 왔다. 그러나 연락이 제대로 안돼 늦게 대통령앞에 나가 진땀뺐던일이 계기가 되어 78년 장관퇴임까지는 등산 대신 골프를 즐기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온통 산입니다. 우리의 문화도 계곡문화라 할수있습니다. 산은 우리가 경건히 대해야 할 문학의 터전이기도 합니다.』
산을 있는 그대로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황씨는 요즈음 자신의 이제까지 내놓은 사상단평을 모은 책을 집필중.
그러나 주말이면 가족들과함께 근교산행을 잊지않고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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