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시내버스 파업 장기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포항시 시내버스 노선을 독점 운행하는 성원여객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다.

쟁점 조항에 대한 노사의 의견 차가 큰 데다 이렇다할 교섭도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파업 5일째인 11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원여객 대표인 홍모씨는 전문경영인일 뿐 대주주는 아니다"며 "회사의 실질적 주주인 영암장학회 측이 파업 사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또 "포항시가 2002년 이후 지금까지 버스회사에 지원한 95억원의 유류보조금과 손실보상금 등의 사용처를 확인하는 등 철저하게 지원금을 관리하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노조는 ▶임금 14.5% 인상▶58세 정년을 61세로 연장▶대학생 자녀 1기분 장학금 지급 등 12개의 요구사항을 사측이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심각한 경영난으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는 55개 노선 177대의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됨에 따라 35개 노선에 관광버스와 승합차 등 100여 대의 차량을 투입하고, 2700여 대의 법인.개인택시 부제를 해제했다.

하지만 대체 버스의 배차시간이 평소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나고, 일부 택시는 여전히 부제에 묶여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시 관계자는 "대체 버스 운전기사들이 피로를 호소해 걱정"이라며 "택시 업체와 개인택시 단체에 부제를 해제하도록 다시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협상을 타결하도록 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노사 간 의견 차가 너무 커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