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대학생 창업대전' 3회째 연 인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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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디자인을 선호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장 조사를 나와보니 중국 젊은이들은 귀엽고 화려한 디자인을 더 좋아하네요.”

창업을 꿈꾸는 인덕대 주얼리디자인과 3학년 최락범(24)씨의 얘기다. 그는 졸업후 전공을 살려 중국 시장에서 남성용 넥타이 핀, 커프스링크 등 액세서리 판매 사업을 하고 싶어한다. 지난해 9월 노원구에서 열린 창업대회에선 동아리 회원들과 직접 만든 액세서리를 팔아 20만원을 남겨 자신감도 붙었다.

최씨처럼 창업에 꿈을 가진 이 대학 학생 36명이 학교 지원을 받아 12~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ㆍ중 대학생 창업대전’에 참가했다. 최씨가 속한 팀의 아이템은 직접 디자인한 큐빅을 단 실리콘 팔찌. 13일 오전엔 창업에 관심있는 베이징대ㆍ베이징자오퉁대 학생 12명과 함께 서울의 인사동 격인 베이징 난뤄구샹 거리의 액세서리 가게에 들러 경쟁 제품 디자인을 살폈다. 같은 날 오후 왕푸징(王府井) 거리에서 설문조사차 만난 주위링(朱玉玲ㆍ24ㆍ여)씨는 “큐빅에 별자리나 캐릭터를 넣어 선택의 폭을 넓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미디어아트앤디자인과 3학년 함은주(22ㆍ여)씨는 “원가가 2000원인 팔찌를 8000원에 팔려고 했는데 현지에선 기능성 팔찌도 5000원 이하가 대부분이라 판매가를 더 낮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 팀은 다음날 진행한 프레젠테이션 대회에서 칭화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평가단으로부터 “벤처 투자자들은 프레젠테이션 1분 만에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데 발표가 너무 장황해 아이템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씨는 “아이템 뿐 아니라 아이템을 어떻게 포장해 내놓느냐도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한ㆍ중 대학생 창업대전은 인덕대가 주최한다. 올해가 세 번째다. 이 대학 학생들의 해외 창업 아이디어를 베이징 현지에서 점검해보는 자리다. 김종부(53) 창업지원단장(메카트로닉스과 교수)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갖고 있지만 실제 현장을 모르는 학생들의 시야를 넓혀주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학은 창업 특성화대다.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10개 창업사관학교 중 한 곳으로 꼽혔다. 전문대 중에선 유일하다. 연간 예산 300억원 중 15억원을 창업 지원에 쏟는다. 대학 측이 적극 나선 건 취업난의 돌파구가 창업이라고 판단해서다. 김 단장은 “2016년엔 한ㆍ중 20여 개 대학이 참여하는 창업대회를 열 계획”이라며 “작지만 강한 미국의 ‘뱁슨 칼리지’ 같은 창업 명문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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