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미 TV셋톱박스 개발자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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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LG전자가 프랑스 톰슨과 함께 미국 지상파 디지털 셋톱박스 개발업체로 선정됐다. 이 디지털 셋톱박스는 미국 양대 방송사협회인 NAB.MSTV가 아날로그TV로도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도록 개발을 추진 중인 방송 프로젝트의 하나다.

LG전자는 6일 "10여 개 업체와의 경쟁을 거쳐 LG전자가 개발업체로 선정됨에 따라 현재 7000만 대로 추산되는 미국 내 아날로그 TV에 사용할 셋톱박스 시장을 선점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 방송 관련 기술력을 인정받아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TV 시장에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세계 전자업계를 대표해 미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에 참석해 아날로그TV로 디지털 방송을 수신하는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미 방송사협회는 TV를 새로 장만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이 셋톱박스로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해 아날로그 방송을 조기에 종영할 계획이다. 데이비드 도노번 MSTV 의장은 "국민 모두가 현재 갖고 있는 TV로도 뉴스와 쇼 프로그램을 볼 수 있어야 한다"며 "셋톱박스 개발과 함께 의회가 셋톱박스에 보조금을 주는 결정을 하면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방송 관련 시장조사기관인 카간은 올해 20%인 미국의 디지털TV 보급률이 2007년에는 50%를 넘어서고 2010년에는 90%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TV 시장 규모도 올해 900만 대에서 2010년에는 2500만 대 수준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LG전자는 2007년 미국 TV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디지털 방송이 본격화되면 LG전자의 자회사로 디지털TV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제니스가 벌어들이는 특허료 수입도 연간 1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LG전자 디지털TV 연구소 김종규 상무는 "세계 TV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디지털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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