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야전의 25시』 구성 산만, 지나친 흥미 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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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실존인물을 중심으로 삼은 MBC-TV의 『야망의 25시』가 많은 문제점을 지닌 건 사실이다.
경제계 명사들을 연상시키는 분장에 자료를 바탕으로 삼은 내용이 현실감을 깊게 한다는데서 TV드라머적 본질에 벗어나고 있음은 움직일 수 없다.
이점을 덮고 보더라도 이 드라머엔 다듬어져야될 문제가 많다. 첫째로 사건의 모자이크식 연결이 산만한 구성이 되어 시청자에게 무엇을 보여 주겠다는 건지 알기 힘들다.
둘째로 인물묘사가 단색적이다. 가렴 노교수를 보면 천박스런 언동이 지성인다운 맛이 없다.
사회성드라머의 인물묘사는 신분에 어울리는 복합적인 사회적 지위가 성격으로 드러나야 한다.
셋째로 TV극적 기법이 미흡한 느낌을 준다. 시청자는 자기의 인지요소(지식·의견)에 따라 메시지를 선별 수용하여 해석하고 평가한다.
수민이 여자들과 어울리는 장면들은 작품의도와 달리 부도덕한 놀음으로 왜곡, 이해되기 쉽다.
TV극은 완결적 의미보다는 장면처리에 신중해야 된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또 디테일처리에도 사실미가 약하다. 연기력의 탓이겠지만 수민이 건설회사를 꿈꾸는 여러 장면이나 기업수련에 진지한 자세의 표출이 부실해 극의 전개에 따른 흡인력이 약하다.
마지막으로 이 드라머의 밝은 장래를 위해서는 이것저것 흥밋거리에 집착하지 말고 기업경영의 정보드라머로서의 미디어구실로 극의 방향을 바꿔야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신규호 <방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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