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서 공자 사상까지 … 동서양 넘나들며 융합 탐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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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황태연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낸 『감정과 공감의 해석학』은 2230쪽의 방대한 분량이다. 동양과 서양,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성과를 넘나드는 융합 연구다. 다양한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이유는 책 제목처럼 감정과 공감을 중시하는 해석학으로 세계가 좀 더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1955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그는 74년 서울대 외교학과 입학후, 3학년 때 외무고시에 합격했으나 외교관이 아닌 대학원에 진학했다. 공부에 대한 꿈을 키우기 위해서였는데 시작은 70~80년대 대학가에서 유행한 마르크스주의를 비판적으로 탐구하는 것이었다. 그가 학위를 마치고 교수가 된 90년대 들어서 마르크스주의는 더 이상 대안이 되지 못했다. 94년 이후 동양철학 공부에 매진하게 된 데는 그의 가계 이력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장수 황씨인 그는 황희(1363~1452) 정승의 21대손이다. 조선 마지막 장원급제자이자 망국의 소식을 듣고 자결한 매천 황현(1855~1910)의 후손이기도 하다. 

 황 교수는 97년 DJP 연합을 제안했던 인물이다. 81년 프랑스에서 미테랑 정부가 들어설 때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계급 대신 혈연과 지역 전략을 써서 둘을 결합시킨 것”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처음에는 귀담아 듣지 않았으나 총선 패배 후 수용했다”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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