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아세안 FTA협상 막판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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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정부가 개발도상국과는 처음으로 추진 중인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막판에 난항을 겪고 있다. 통상교섭본부는 29일(현지시간) 라오스에서 열린 한.아세안 경제장관회의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보내 FTA 협상의 중요 의제에 대한 일괄 타결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30일 밝혔다.

양측은 이에 따라 11일 베트남에서 6차 실무협상을 속개해 마지막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양측은 상품 교역 분야에서의 FTA를 연말까지 체결한 뒤 내년부터 서비스 분야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베트남.캄보디아 등 아세안 10개 회원국은 공산품 등 일부 분야에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 철폐 시기를 늦추는 민감 품목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우리 측은 교역 자유화를 하려면 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또 개성공단 생산 제품의 원산지를 무관세 대우를 받는 한국산으로 인정해 달라는 우리 측의 요구에 대해서도 일부 아세안 국가는 북한산 제품의 시장 침투가 우려된다며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 칠레.싱가포르.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의 FTA 협상 과정에서와 달리 적극적인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등 공수(攻守)가 바뀐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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