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북핵 정보 한국에 빠짐없이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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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파키스탄이 갖고 있는 북한 핵 관련 정보는 모두 한국 정부와 공유하고 있다."

방한 중인 샤우카트 아지즈(사진) 파키스탄 총리가 29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조찬 간담회를 열었다. 1시간 남짓 진행된 이날 간담회의 제1 주제는 역시 '북핵'이었다. 그는 먼저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를 한국 정부에 빠짐없이 전달했다"며 "북한과 파키스탄의 교류 관계는 과거의 일이며, 지금은 어떤 교류도 없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 '핵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북한에 핵무기 개발 기술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제사회는 양국 간 밀거래에 대해 큰 관심을 가져왔다. 최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뉴욕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칸 박사의 밀매조직이 북한에 제공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는 모두 12대"라고 밝히기도 했다.

칸 박사에 대해 아지즈 총리는 "그는 뛰어난 핵 연료 전문가다. 그를 핵 확산 주역으로 보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를 예로 들며 연료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자동차에 관한 모든 걸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이 부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또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논란에 대해 "기본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며 "어느 나라도 국제원자력기구(IAEA) 체제 아래서 평화적으로 핵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오사마 빈 라덴 등 테러 조직 소탕 작전에 대해서는 "8만 명의 군 병력을 이 지역에 파견한 상태며, 각종 첨단장비를 이용해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지즈 총리는 씨티은행에서 30년간 근무한 국제금융 전문가로, 재무장관을 거쳐 지난해 8월 총리에 취임했다. 그는 이날 오후 이해찬 총리와 한.파키스탄 총리 회담을 열고 경제.통상 등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30일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한 뒤 출국한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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