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있는한 내손으로 잡겠다"두번 잡았던 윤남선경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세형이는 역시 대단한 놈입니다. 다시한번 잡아 보겠읍니다.』
지난75년 4월과 지난해 11월28일 두차례나 조를 검거, 조와 묘한 인연을 갖고있는 서울동대문경찰서형사계 윤남선경사 (56).
형사반장인 윤경사는 조의 탈주 소식에 한때 멍한표정을 지었으나 곧이어『조는 내손으로 잡겠다』며 또다시 검거에 나섰다.
『그의 길목을 알고 있읍니다. 국외로 달아나지 않는한 사찰이나 암자에 스며들었을 것입니다….』
윤반장이 점치는 조의 도주로는▲사찰과 암자▲전에관계를 맺었던 장물아비▲교도소 동기집등이다.
또 이번 탈주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이었다면 부인 나모씨(34)가 2개윌전 홍콩으로 출국한것과 관련, 해외도주의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수 없다는것.
조가 사찰이나 암자에 숨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것은 은신하기가 쉬운데다 조가 불교 교리에 밝고 걸핏하면 절에 들어가는 습성이 있기때문.
조는 불경을 잘 외우고 불교의식도 잘알아 처음 조를 대하는 스님이나 불교신자들은 조를 독실한 불교신도로 속아넘어가기 마련이라는것.
윤반장이 두차례 조를 쫓았을때도 조는 불국사·낙산사·송광사등 명찰은 물론 전국 사찰 암자 50여곳을 며칠씩 묵으며 돌아다녔다는것이다.
범죄 세계에서 조는 의리가 있는 멋장이(?)로 통하며 가끔 불우소년을 돕는등 마치 의적처럼 행세도 했기때문에 교도소 동기나 소년원때의 친구·불우소년 출신중에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그를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조의 취미는 외화감상 특히 「갱」영화는 빠지지않고 볼 정도며 「대부」 「시실리안」 은 가장 좋아하던 영화. 비디오로 틈이 날때마다 감상하곤 했다한다.
윤반장은 영화관 검문도 빼놓을수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윤반장은 지난75년4월 명륜동 S화학사장 양모씨집 도난사건때 조를 2개월간 추적했으며 지난해엔 무려5개윌간 조의 뒤를 쫓았었다.『조는 항상 길이 30㎝쯤의 칼을 휴대하고 다니죠. 보통때는 거의 사용을 않지만 최후의 순간엔 이를 휘두르죠』
윤반장은 조를 발견하면 최소 3명 이상이 행동할것을 조언한다.
조는 변장술도 뛰어나 얼굴이 팔린 지금은 변장했을 가능성도 많다. 그러나 무릎이 거의 직각으로 구부러질 정도로 활발한 군인식 활보에다 8자걸음이 독특해 그를 알아보기가쉽다는것. <박진균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