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국가대표 은퇴 김화복 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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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흔히들 시원 섭섭하다는 말을 하지요. 바로 지금의 저에게 꼭 맞는 말입니다』 지난 4일 개막된 실업배구 1차연맹전을 끝으로 은퇴하는 여자배구의 간판스타 김화복(미도파)은 그동안 지겹기조차했던 훈련을 마감하게 되니 우선 시원하고, 정들었넌 코트를 떠나게 되니 섭섭하다는 것이다.
상상 선수들이 떠날 때는 체력의 한계를 운운하지만 이제 26살로 그런 말은 어울리지 않는단다. 다만 내년초로 예정된「여자의 길」을 택하기 때문이라고.
지난68년 부산남일국교 5년때「큰키」가 인연이 돼 배구를 시작, 덕명여중·남성여고를 거쳐 77년 대농 (현 미도파)에 입단해 지금에 이르고 있으며, 그해 9월 새계여자주니어배구선수권대회 (브라질· 한국우승)에 국가대표로 처녀출전한 이래 지난해 3월까지 만 5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해왔다. 해외원정 경기는 7차례. 그 가운데 78년8월 모스크바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 당시 대농선수이면서 막내동이로 출전,국내배구사상 처음으로 소련을 꺾은게 가장 감격스러웠다고.
아쉬웠던 순간은 소속팀인 미도파가 각종 대회를 석권하면서 경이의 1백83연승을 구가하다 81년4월 춘계연맹전에서 신예 현대에 쐐기가 걸린 것.
오는 12일의 은퇴식에서 행여 울지나 않을지 걱정스럽단다.
별명은 「복실이」. 김상량씨 (정·숲산포중구부평동2가12)의 2남3녀중 2녀. 동생 화신 (20) 역시 현재 현대 배구팀에서 활약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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