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6자회담 미국 대표 북한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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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의 방북은 과연 성사될까. 20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그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힐 차관보의 방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경위는 이렇다. 제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 전날인 12일 정 장관을 만난 힐 차관보는 "6자회담이 타결된다면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장관급회담 참석차 평양을 방문한 정 장관은 14일 대남 실세인 임동옥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을 만나 힐 차관보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임 부부장은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상부에 보고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는 22일 "우리 정부로선 힐 차관보의 발언이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라 실천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이 당국자는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이자 고위 당국자인 힐 차관보가 우리 측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만나 방북 의사를 전달했고, 평양 최고 수뇌부에 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보아 진정성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본다"고도 했다.

그는 힐 차관보의 방북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 "미국 정부가 곧 구체적인 실천 단계로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 미국 정부는 6자회담과 관련된 상황 정리, 후속조치 구상 등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 단계가 마무리되면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힐 차관보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미국 고위 인사로는 2002년 10월 부시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제임스 켈리 당시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이후 처음이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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