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회 연원은 10년 더 소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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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글학회의 연원은 1921년의 조선어연구회 보다 10년이상 소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영근교수 (서울대·국문학)는 최근 「개화기의 국어운동 단체와 국문보급 활동」 (『한국학보』30집)이란 논문을 통해 그가 얼마전 입수한 『한글모죽보기』내용을 분석, 이같이 주장했다.
『한글모죽보기』는 윤재영씨 소장으로, 「한글모」는 「조선언문회」, 「죽」은 「일」, 「보기」는 「람」의 뜻. 「조선언문회일람」즉 조선언문회의 연혁을 담고 있다. 모두 97장인데 1907∼1917년까지의 국어연구단체의 활동과 국문보급 상황을 상세히 밝혀주고 있어 안개속에 싸여 궁금케 하던 당시의 실상을 풀어주는 귀중한 자료다.
이에따르면 l907년부터 주시경이 개설한 하기국어강습소는 국어연구 및 국문보급의 모태였다. 이를 기초로 l908년 국어연구학회가 정식으로 창립되고 산하에 1년기한의 상설 강습소를 차렸다.
국어연구학회는 1911년 「배달말글돋음」으로, 다시 1913년 「한글모」로 이름을 바꿨으나 이는 내부적으로만 썼을 뿐 표면상으론 「조선언문회」(1911∼16년)란 이름을 사용했다. 산하에 역시 「한글배곧」이란 강습소를 두었으나 표면상으론 「조선어강습원」(1911∼17년)이라 불렀다. 이러한 학회활동이 1921년 「조선어연구회」로 이어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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