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부실 최소 6조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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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의 자산 17조원 중 최소 6조원(국내 2조원, 해외법인 4조원) 이상이 부실자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실자산을 뺀 나머지 자산 11조원으로는 부채 15조4천억원(지난해 말 현재, 연결재무제표 기준)을 갚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하나.우리.신한.산업은행 등 7개 채권은행장들은 지난주 긴급회동을 갖고 오는 17일까지 SK그룹이 충분한 자구계획을 내놓지 않을 경우 SK 전 계열사에 대해 신규대출을 동결하고 기존 여신도 회수하기로 했다.

이처럼 채권단이 SK그룹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SK㈜의 대주주인 크레스트증권의 모회사 소버린자산운용은 SK㈜의 SK글로벌 지원을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소버린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SK㈜의 재무상황이 SK글로벌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SK㈜에 SK글로벌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SK㈜의 지분 일부 또는 전부를 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채권단 관계자는 "4조원이 넘는 SK글로벌의 자본잠식을 채권단이 모두 떠맡을 수 없다"며 "SK 계열사의 출자 등 지원이 없을 경우 SK글로벌의 회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그룹 측은 노력은 하겠지만 채권단의 주문대로 따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SK 관계자는 "소버린과 소액주주들의 반발 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출자를 할지, 자산을 사줄지 등 지원 방안을 놓고 채권단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홍병기.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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