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주변 물건 이용해 가르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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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따르면 3세 유아들은 둘이나 셋 정도밖에 알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산수를 할 수 있는 범위는 기껏해야 '1+1'이나 '2-1' 정도이다. 이렇게 수 지식이 한정된 아이들에게 숫자나 수 세기를 가르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의 낭비인 셈이다.

유아 수학교육에서 제일 먼저 버려야 할 것은 '수를 가르쳐야 한다'는 고정관념이다. 수학에는 수 이외에도 많은 영역들이 있다. 실제로 초등학교 산수 교과에는 수와 연산 뿐 아니라 도형.측정.확률.규칙성 같은 다양한 영역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대부분은 물론 수나 연산이 필요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수학과 관련된 개념이나 원리 들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에게 숫자로 된 수식을 풀게 하면 모른다고 하지만, 직접 물건을 이용해서 덧셈과 뺄셈을 하라고 하면 곧잘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린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칠 때에는 구체물을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세모나 네모 같은 도형을 가르치는 경우, 종이에 그려진 세모.네모 보다는 아이가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세모나 네모 모양의 물건이 좋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유치원 시기에 수학 관련 활동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가서도 수학을 좋아하고, 성적도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결과는 수학에 대한 흥미도가 실제로 입학 후의 수학 성적을 좌우하는 요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유아기 수학 교육은 좀 더 많은 수학지식을 가르치기보다 '아이가 수학의 여러 개념이나 원리들을 경험해보고 흥미를 가지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생활 속의 물건이나 상황.노래.이야기.비디오 등 아이의 이해와 흥미를 높일 수 있는 재료들을 가능한 한 많이 사용하고, 그래도 어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잠시 뒤로 미루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이윤경 한솔교육문화연구원 팀장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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