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맥 못추는 사이 4.95달러 버거 '셰이크 셱' 매장 확장, 내년 증시 상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버거 체인 셰이크 셱(Shake Shack)이 뉴욕 증시에 입성한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셰이크 셱이 내년 초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1년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핫도크 카트로 시작한 지 14년 만이다. 그 동안 4.95달러짜리 버거와 5.15달러 셰이크는 뉴욕의 명물이 됐다. 매장은 런던에서 두바이까지 전 세계 30여개 도시의 63곳으로 불어났다. 셰이크 셱은 IPO에서 약 1억달러(약 11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셰이크 셱의 가치를 약 10억달러(약 1조 1000억원)로 추산했다.

 셰이크 셱의 강점은 양질의 재료다. 100% 천연 엥거스 육우와 신선한 야채를 자랑한다. 품질을 내세운 캐주얼 버거 레스토랑의 대표주자인 셈이다. 셰이크 셱의 비상은 대표적 햄버거 체인인 맥도날드의 부진과 대비된다. 맥도날드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지만 건강에 좋지 않은 정크푸드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1월엔 미국 매출이 4.6% 줄고, 글로벌 전체로는 2.2% 감소했다. 주가는 1년전보다 못하다(97.3달러→95.04달러).

 어린 시절 맥도날드 햄버거를 탐닉했던 미국인들마저 ‘치폴레(Chipotle) 멕시칸 그릴’ 등의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이나 세이크 셱 같은 곳으로 빠져나가는 추세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은 패스트푸드와 패밀리 레스토랑의 중간에 해당하는 가게다. 치폴레는 맥도날드보다 조금 비싸지만 현지 농산물을 사용한다. 선택할 수 있는 토핑을 다양화하고 실내장식도 세련된 게 강점이다. 다소 가격이 비싸지만 신선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젊은 층들이 많이 찾고 있다.

 글로벌 식품 체인의 성격상 식재료를 현지 조달하는 과정의 문제도 자주 맥도날드를 괴롭힌다. 올 여름엔 일본 맥도날드에 유통기한이 지난 중국산 닭고기가 공급된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들의 불신을 사기도 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