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의 인식 통해 삶의 의미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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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제천씨는 죽음이라든가 삶의 허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시를 많이 써왔다.
『눈도 코도 없는 허무를 실체감 있게 또 극대화시켜 표현하는 작업은 허무에 압도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겠다는 의지입니다. 허무에 대한 인지와 확인을 통해 더 고양된 삶의 의미를 찾아내야 하는 것은 시인의 임무이기도합니다.』
그의 시가 현실에 발디디지 않고 있다는 일부의 평에 대해 박씨는 『밖에서 자신을 제약하는 것에 대한 거부의 시도 필요하지만 인간내면의 문제에 대한 거부의 시도 필요하지만 인간내면의 문제에 대한 천착도 항상 긴장된 정신을 갖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장자시』 『심법』 『율』 등의 시집을 낸 박씨는 한국인의 정신을 찾는 것을 그의 주된 시작업으로 삼고 있다.
『나 자신이 무엇인가를 찾다보니 내가 살고 있는 토양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월명』 『달은 즈믄 가람에』 등에서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는 사실들을 시의 소재로 삼았고 김시습·김정대 등 조선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정신을 재조명했으며 종·풍경·사기등잔등 지금은 없어져 가는 옛풍물들에서 한국인의 삶을 알려고 했다.
『이러한 작업에서 알게되는 것은 우리정신의 맥락입니다. 오랜 세월을 떨어져 있으면서도 변하지 않고 이어져온 것의 핵심이 무엇인가. 그것을 천착하는 것은 힘겹지만 보람있는 일입니다.』
아직도 찾아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우리의 정신세계를 꼭 집어서 무엇이랄 수는 없지만 「허무의 드러냄과 극복, 좌절된 정신의 역설적 아름다움」 등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박씨의 말이다. <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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