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 40여년간 산만 찍었죠"-산의 사진작가(김근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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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말을 해요. 밤이면 웅웅 울기도 하고….그리고 그 산의 소리는 소리를 들으려는 사람에게만 들리고, 또 산을 사랑하는 이만이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답니다』
우리 나라에선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산 사진 작가 김근원씨(61)의 말이다.
김씨의 생애는 거의 대부분을 산에서 보냈다.
경남 진주가 고향인 김씨는 어릴 때 집에서 바라다 보이는 지리산의 그 신비와 매력을 잊을 수 없어 산에 빠지고 말았다고 고백한다. 김씨가 60평생 한 일이라곤 우리 나라의 산이란 산은 모두 찾아다니며 카메라에 담는 일 뿐이었다. 그 외에 다른 직업도, 한 일도 없다고 한다.
김 씨는 23일부터 롯데화랑에서 갖는「노고단 사진전」까지 모두 7차례나 전시회를 열었는데, 그 모두가 산만을 찍은 사진들이며 또 흑백 사진들이다. 북한산·천불동·백담골·설악산·지리산전이 그것이다. 김씨는 사진에 대해 정규교육을 받은 적도 없다. 그러나 김씨가 참조한 산의 신비와 위대함은 보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준다. 사진 속에 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산 말고 꼭 한가지 좋아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클래식 음악이다. 오리지널 디스크만 2천여 장을 모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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