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폐기물 처리 기금 활용 싸고|미 환경 보호청-의회간 긴장 고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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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요즘 워싱턴에서는「레이건」행정부의 환경보호청(EPA)이 주관하고 있는 산업 폐기물 처리 기금 활용문제를 둘러싼 부조리 사건으로 정부와 의회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칫 제2의 워터게이트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돌고 있다.
이 사건은 EPA가 미국 전역에 널려 있는 유독성 화학물질 쓰레기 청소를 위해 배정된 16억 달러의 기금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미국 하원의. 6인 조사 위원회가 관계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했으나「앤·고서치」EPA청잠(사진)이「레이건」대통령의 특별 지시라면서 이를 거부한데서 발단.
「고서치」청장은 문제의 서류를 공개할 경우 오염물질을 버린 학자들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소송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으며「레이건」자신도「고서치」청장의 이같은 입장을 두둔했다.
그러나「고서치」점장의 자료 제출 거부행위는 즉각 의회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미 하원은 지난해 12월 미 의회 사상 처음으로 그를 의회 모독죄로 고발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레이건」대통령은 사태가 이처럼 악화되자 부조리를 감싸기 위해 행정특권을 사용하지는 않겠다면서 지난 16일 법무성에 EPA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의회와의 정면대결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그러나 문제의 기업체 관계자들 중에는「레이건」대통령의 친구들,「스미드」법무장관,「미즈」대통령 특별 보좌관 등도 들어 있고 관계서류들도 상당수가 이미 폐기처분 됐다는 이야기도 나들고 있어 이 사건은 자칫 백악관까지 불꽃이 튀길 사태에 직면해있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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