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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한번 빠~져 봅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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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개그 프로의 패러디가 유행이다. 얼마 전 참여정부의 혁신사업이 "뭡니까, 이게"라는 개그의 패러디 대상이 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러나 이제 변화는 대세다.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면 급변하는 시대에 도태될 수밖에 없다.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의해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변화는 겪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산업자원부 산하기관이다. 정부 산하기관이다 보니 때로는 정부의 관리대상으로 고객의 위치가 될 수도 있고, 국가의 기능과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위탁기관으로 고객인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중적인 입장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공익성을 추구한다고 해서 그 공기업이 비효율적으로 경영될 수도 있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할 수 없다. 국민에게 얼마나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느냐 하는 고객중심 업무 처리가 공기업 경영의 기본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것이 공기업 '경영혁신'의 출발이다. 기업의 성격에 따라 경영혁신의 세부적인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고객중심의 서비스 제공, 성과중심의 효율적인 경영시스템, 윤리경영을 통한 건전한 기업문화 형성, 대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노사관계 구축 등 지향점은 공통적일 것이다.

사실, 혁신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시일에 뭔가를 보여주겠다면 오히려 전시행정에 불과할 것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가 없더라도 지속적으로 중심을 잡고 추진해야 한다. 혁신 아이디어 발굴은 사소한 것으로 보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사소하고 하찮은 것이지만 열정을 가지고 꾸준하게 추진하게 되면 국민에게 최상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견고한 토대가 된다. 이 때문에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으로 이제 조금씩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혁신에 대해 "무늬만 혁신, 과거와 다를 바가 없다"는 등의 섣부른 비판은 지양해야 한다.

비판을 위한 비판은 발전에 장애가 될 뿐이다. 여기서 혁신이 멈춰진다면 더 이상의 발전을 생각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그 손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 자명하다. 아직도 "혁신… 뭡니까, 이게"라는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한마디 해주고 싶다. 필자도 개그 프로를 패러디해 한마디 던진다. "혁신… 한번 빠~져 봅시다." 깜빡 홈쇼핑의 안어벙이 하는 개그다. "내가 좀 앞서 가지요."

송인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