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에어로폴리스 뜨기도 전에 추락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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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충북도와 청주시가 추진하는 항공기정비(MOR) 단지 조성 사업이 물거품이 될 상황에 처했다.

 경남도·사천시와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은 지난 23일 항공정비사업 추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경남 사천에 본사가 있는 KAI가 이곳에 그대로 남아 T-50 고등훈련기 등 군수 항공기 제조와 함께 정비클러스터(집적지)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다. 경남도는 조만간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사천시 사천읍 용당리에 31만㎡ 규모의 부지 제공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충북의 MRO 단지 조성 사업은 당분간 추진이 어렵게 됐다. 충북은 KAI를 주축으로 아시아나 등 국내외 항공업체와 1000억원에 달하는 합작 투자를 이끌어 낼 계획이었다. 충북은 청주공항 인근에 조성한 에어로폴리스 산업단지(47만㎡)에 KAI의 MRO 사업부문을 유치하기 위해 경남도와 경쟁을 벌여왔다.

  충북도는 내년까지 에어로폴리스 산업단지 1지구 토목공사를 마치고 2지구 실시설계 승인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AI의 투자를 전제로 충북도의회와 청주시의회를 설득해 내년 예산에 부지 조성비 등 241억원의 사업비를 편성했다. 하지만 KAI를 잡지 못함에 따라 부지 조성비를 한 푼도 쓰지 못하고 사업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도는 현재 KAI 이외에 다른 투자 기업을 찾지 못했다. 충북도의회 A의원은 “무턱대고 부지 조성만 해놓고 청주공항 MRO 단지가 허허벌판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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