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 목 → 괴소문에 지은이가 아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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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메이저 퀸 박지은(나이키골프.사진)이 슬럼프에 빠져 있다. 올 시즌 LPGA 투어 16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든 것이 고작 네 차례. 우승은 단 한 번도 없다.

상금 랭킹은 35위(29만9553달러). 한마디로 참담한 성적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5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심경을 들어봤다.

"저도 답답해 죽겠어요. 좀 나아진다 싶으면 부상이 도져 제대로 기량을 발휘할 수 없어요."

박지은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지난주 LPGA 투어 스테이트팜 클래식 2라운드를 마친 뒤 목 통증으로 경기를 포기한 뒤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집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박지은은 "시즌 초반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다 이번엔 좀 나아지는가 싶었는데 갑작스럽게 목에 통증이 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목소리에서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갑자기 허리 부상이 도진 이유는 뭘까.

"올해 좀 더 잘해보려고 겨울에 체력전담 코치의 지도에 따라 체육관에서 훈련을 열심히 했거든요. 아마 허리에 무리가 생겼나 봐요."

내친김에 요즘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들어봤느냐고 물어봤다. '어머니가 친어머니가 아니다'라거나 '남자 친구 만나러 한국에 자주 온다'고 입방아를 찧는 사람도 있는데.

"저도 들었어요. 기가 막혀 말도 안 나와요. 아무리 성적이 나빠도 그렇지 너무해요. (박)세리 언니가 부진할 때도 비슷한 소문이 나돌던데 이번엔 저인가요."

그렇지 않아도 힘든데 엉뚱한 소문이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출생에 관한 소문은 일고의 가치도 없고, 공식적인 귀국 말고는 한국에 온 적이 없다고 했다.

"저는 '골프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밖에는 없어요. 요즘 같으면 헛소문이 무서워 한국에 가기도 망설여져요. 제발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고 싶어요."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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