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시험 후 지원」이 빚은 기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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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예상외로 낮은 명문대인기학과 커트라인은 현행입시제도가 빚어낸 실질적인 미달의 반증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미달사태는 인기학과는 합격 선이 높을 것이란 지레짐작으로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수험생이 합격 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학과로 도망가는 현상이 빚은 결과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일선 진학지도교사나 입시학원관계자들은 합격위주의 눈치작전이 합격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연대 경영학과는 지난해 예상 합격 선이 2백60점 이상이었지만 무려 40점이 낮게 나타났고, 이에 따라 2백60점 주위의 수험생이 행정과나 신방과 도망쳤다가 2, 3지망에 합격되기도 했다.
82학년도부터 동일대학 내 2, 3지망을 허용했고 따라서 수험생들은 안전위주로 1지망학과를 선택한 뒤 희망학과를 2또는 3지망으로 하는 지원 성향 때문에 이런 현장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83학년도의 경우 1개 대학에 지원이 제한되고있어 수험생들은 지원에 신중해질 수 밖 에 없고 안전지원이 더욱 늘어남에 따라 명문대 인기학과의 실질 미달 사태는 두드러질 우려가 그 만큼 많다. 「수학능력불가자」의 입학을 불허하는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저 득점수험생의 배짱지원을 현행제도에서는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83학년도의 경우는 특히 대학 재학재수생의 수가 예년의 보다 많은 것으로 추산돼 그런 우려는 더욱 크다..
이번 결과에서 지방대 사범계열의 합격 선이 대학 내에서 가장 높다는 사실도 주목할만하다. 이와는 반대로 명문대에서 인기계열로 꼽히는 법·상계열은 가장 낮은 하위권에 처져있다.
그러나 이 같은 최저 합격 선은 그대로 83학년도에도 합격을 보장하는 선은 아니다. 물론 82학년도 학력고사점수는 82학년도 보다 약간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같은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수험생들이 대학을 지원 할 때. 합격점을' 그대로 적용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특히 명문대인기학과의 합격 선은 「미달」의 결과로 가능성은 있지만 반드시 반복된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평균점은 비교적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권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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